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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법과 RPS·REC 제도 개편 논의 제도 전환 국면에서의 주요 쟁점과 기업 대응 시사점
I. 개관
2012년 도입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의 초기 확산을 견인해 온 핵심 정책 수단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를 공급의무자로 지정하여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의무화하고, 이를 공급인증서(REC) 거래를 통해 이행하도록 한 구조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시장을 형성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빠르게 증가했으며, 특히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분산형 발전이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10여 년이 경과한 현재, RPS 및 REC 제도가 도입 당시의 정책적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발전사업자들이 직접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기보다는 RE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의무를 이행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신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90% 이상이 소규모 태양광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풍력, 수력, 바이오 등 상대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에너지원은 보급이 정체되고, REC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 역시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는 RPS 제도와 REC 거래 구조 전반을 재검토하고,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의 개편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는바, 신재생에너지법의 주요 내용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제도 개편 방향을 중심으로, 향후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II. 신재생에너지법의 구조와 정책적 의미
신재생에너지법의 정식 명칭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개발과 이용 확대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온실가스 감축 및 환경 보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법은 단순히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국민 복지 증진까지 포괄적인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의 기본법적 성격을 갖습니다.
특히 이 법은 에너지를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 제2조에 따라, 신에너지는 수소, 연료전지와 같이 기존 화석연료를 변환하거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산되는 에너지를 의미하고,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 등 자연의 순환성을 전제로 한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법은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 수립을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년마다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현재 시행 중인 제5차 기본계획(2020년~20234년)은 2034년까지 발전량 기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약 25.8%로 확대하고, 약 6,9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III. RPS·REC 제도와 최근 개편 논의
신재생에너지법이 실제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영역은 의무화 제도입니다. 공공부문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물에 대해 설계 단계부터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2024~2025년에는 에너지 사용량의 34%, 이후에는 40%를 목표로 설정하여 정부와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보급 확대에 나서도록 하고 있습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를 공급의무자로 지정하여(제12조의5),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무비율은 단계적으로 상향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약 25%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결합된 REC 제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1MWh의 전력을 생산할 경우 약 1REC를 발급받는 식으로 실적을 환산하여, 공급 실적을 인증서 형태로 발급받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발전 방식이나 설비 유형, 입지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가중치가 부여되면서, REC는 단순한 인증 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투자 유인 장치로 기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결과적으로 소규모 태양광 설비에 유리하게 작동하면서 특정 자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RPS 의무비율을 2034년 기준 약 38%까지 상향하고, 공급의무자 기준을 현행 500MW 이상에서 300MW 이상 발전사업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REC 거래 방식을 현물시장 중심에서 경쟁입찰 기반의 장기계약 중심으로 전환하여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고,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수소 연료전지 발전이 기존 RPS 시장을 잠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를 별도의 제도인 HPS(Hydrogen Portfolio Standard)로 분리하여 관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편 논의는 태양광 중심의 양적 확대 국면에서 벗어나, 자원 간 균형과 장기적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전환으로 평가됩니다.
IV. 안전∙품질 관리 및 교통 부문으로의 제도 확대
신재생에너지법은 단순히 설비 설치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비의 품질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관리 체계도 함께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연료 품질검사 제도를 통해 부적합 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제12조의12), 2026년부터는 새로 건설되는 공영주차장에 태양광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도 도입하였습니다(제12조의13).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설비 전반에 대해 설비 인증 제도(제13조), 보험 가입 의무(제13조의2), 하자보수 및 사후관리 책임 규정(제30조의3~제30조의4)을 두어, 사업 초기뿐만 아니라 운영 단계 이후까지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재생에너지법의 적용 범위는 전력 부문에 한정되지 않고 교통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석유정제업자 및 석유수입업자는 경유에 일정 비율 이상의 바이오디젤을 혼합해야 하며, 이를 RFS(Renewable Fuel Standard, 연료혼합의무제)라고 합니다(제23조의2). 해당 혼합 비율은 단계적으로 상향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5% 수준까지 확대될 예정으로, 이는 교통 분야의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V. 시사점 및 결론
신재생에너지법과 RPS·REC 제도 개편 논의는 단순한 제도 조정 차원을 넘어, 향후 에너지 시장 구조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계약 중심의 REC 시장 재편은 발전사업자의 수익 구조와 금융 조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RPS 대상 확대는 중견 발전사와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도 새로운 규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풍력, 해상풍력, 수소 등 비태양광 분야에 대한 정책적 유인이 강화될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검토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향후 제도 개편이 본격화될수록 기업은 단기적인 규제 대응을 넘어, 중장기 에너지 전략과 투자 방향을 제도 변화와 정합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법의 개편 논의는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법과 RPS·REC 제도 개편은 단기간에 끝나는 정책 조정이 아니라, 향후 수년간 에너지 산업 전반의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에 영향을 미칠 중장기적 제도 변화로 평가됩니다. 특히 RPS 의무비율 상향, REC 장기계약 전환, 공급의무자 확대 및 수소 연료전지의 분리 관리 논의는 발전사업자, 에너지 투자자,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법적·사업적 검토를 요구하는 사안입니다. 기업들은 제도 변화의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구조를 재점검함으로써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엘프스는 신재생에너지법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 전반에 대해 △RPS·REC 제도 개편에 따른 법적 영향 분석 △발전사업자 및 에너지 기업 대상 규제 대응 전략 수립 △REC 장기계약·입찰 구조 관련 계약 검토 및 자문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연료전지 사업 인허가 및 제도 적용 검토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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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구성원
최유진
yujinchoi@elps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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